기술특례상장은 예년보다 더욱 엄격해진 예비심사 기준과 높은 자진 철회율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파두 사태(할말하않) 이후 신뢰 확보를 위한 거래소의 기준 강화, 기술력 외에도 수익성과 실적에 대한 다면적 검토가 이루어지면서,
‘기술력만으로는 상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신청업체 추이
최근 5년간 기술특례상장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2024년 11월 말 기준 기술특례 상장 성공 기업은 총 37개사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다만, 자진 철회 기업 수도 2024년 한 해에만 46개사로 증가하여 23년도 38개사 대비 8개사가 증가한 최다 수치를 보였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매출액에 대한 명시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관계자를 통해, 알아본 바로는 기술특례상장도 매출액 100억 미만은 예비심사를 넘기기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업에서는
이럴꺼면 기술특례상장이 아니라 매출특례상장으로 이름을 바꿔!!
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력만으로도 기술특례상장이 가능했던 데 반해, 현재는 기술력과 함께 실적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을 확보한 기업만이 심사를 통과하는 추세입니다.
“제가 2년 전 기술특례상장 컨설팅 했을 떄는 매출 4억도 예비심사 통과시켰는데..“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 강화의 배경
최근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강화되었습니다:
파두 사태 이후의 신뢰 위기 대응 : 매출 부풀리기, 허위 수주 등의 리스크 방지를 위한 사업실적 검증 강화
기술평가기관 및 거래소의 심사 이중화 및 세분화 : 단순 기술성으로는 부족하며, 시장성, 수익성까지 포함한 입체적 평가
시장성의 중요성 증가
2024년부터는 산업별 중항목별 가중치가 개정되며, 특히 시장성의 가중치가 대부분 산업군에서 50%로 상향되었습니다. 예외적으로 의약품(바이오)은 여전히 기술성이 65%, 시장성이 35%로 유지되고 있지만, ICT·제조·서비스 산업은 시장성 항목 비중이 50~60%로 확대되며 평가 중심축이 기술력에서 시장성과 수익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KRX 전문평가제도 운영지침 개정. 2023.12.28]
기술특례상장 평가항목
기술성 평가항목
기술성 파트는 총 9개의 소항목으로 구성되며, 평가기관별로 소항목 가중치는 다소 상이할 수 있습니다. 각 소항목은 세 개의 중항목(기술의 완성도, 기술의 경쟁우위도, 기술개발 환경 및 인프라)로 분류되며, 아래와 같은 평가 기준이 적용됩니다.
이러한 항목들은 단순히 기술의 존재 여부만이 아니라, 실제 실현 가능성과 외부 검증 수단, 기업 내부 역량까지 복합적으로 점검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2.2 ‘모방난이도’는 최근 들어 AI 및 SaaS 분야 심사에서 중요도가 높아진 항목으로, 기술 보호 전략(IP, 데이터 배타성 등)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시장성 평가항목
시장성 파트 역시 총 9개의 소항목으로 구성되며, 세 개의 중항목(목표시장의 잠재력, 제품/서비스의 사업화 수준, 시장경쟁력)으로 구분됩니다. 각 항목은 기업의 외부 시장성, 수익 창출 기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시장성 항목은 기술특례상장에서 단순한 기술력 보유보다 실질적인 매출 발생 기반의 평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5.2 ‘자본조달능력’과 5.4 ‘판매처 확보 수준’은 최근 AI/핀테크/제조기업 심사에서 실적 기반의 증빙자료가 요구되는 대표 항목입니다. 일반적으로 현재 현금 보유량, 거래처 리스트, 그리고 영업부서의 역량 등이 평가 기준이 됩니다.
평가등급 체계
거래소는 최근 신모형을 도입하면서 기술성 평가의 등급 체계를 더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은 A~BBB 등급 사이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 등급은 기술력, 기술환경변화에 대한 민감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A,BBB 이상을 받아야 기술평가를 통과할 수 있으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등급이 높을수록 실제 상장 심사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평가에서 AA 등급 이상을 목표로
실제 예비심사 통과 기업 다수가 A 또는 BBB 등급권에 위치해 있습니다. AAA~AA 등급은 드물며, 기술력 외에도 시장성과 재무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확보된 기업만이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AI 기업들의 상장 재도전 동향
강화된 심사 기준에도 불구하고, 일부 AI 기업들은 기술특례상장에 재도전하고 있습니다. 아크릴과 노타 같은 AI 기술 기업들이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이들은 기술력과 함께 실적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크릴은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며 130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뚜렷한 성장세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심사 통과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노타는 AI 반도체 시스템의 경량화·최적화 기술로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과 다양한 실증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교통국과 생성형 AI 기반의 지능형 교통체계(ITS)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2024년 매출은 85억 원이었으며, 2025년에는 약 14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2025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2025년 기술특례상장 환경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불어, 최근 주식시장 및 정치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25년 하반기 기술특례상장과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모두 한층 더 높은 난이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첫째, 기술력만으로는 상장이 어려워진 만큼,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심사 통과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둘째, 바이오 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사업성 검증이 이루어질 것이므로, 해외 진출이나 대형 계약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후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실질적인 기술력과 사업성을 모두 갖춘 기업만이 통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상장 기업 수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 기반 기업들의 품질 향상과 시장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기술력과 함께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함께 갖춘 기업들만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2025년 기술특례상장 심사 동향은 기술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함께 갖춘 기업만이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소부장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크릴, 노타와 같은 AI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향후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기술력 개발과 함께 사업 모델 안정화와 매출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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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변리사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로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AI/IT 분야에 특화된 전문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컨설팅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현재도 복수의 상장 예정 기업을 리딩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출신으로서 기술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한 IP 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